아시아 지역은 지난 20년간 노동과 자본의 집중적인 투입으로, 2030년 내에 GDP, 인구, 군사력 및 기술력이 미국과 유럽을 합한 것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세계의 공장인 중국 상하이에서 지난 7월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열린 중국로봇전시회(CIROS 2014)에서는 최근 중국의 노동인구 부족, 급격한 인건비 상승, 정부의 제조업 고도화 전략 등과 맞물려 전 세계 로봇기업들을 집중시켰다. 이번 CIROS 2014의 생생한 현장을 Adaptive Robotics의 이중엽 대표가 담아왔다.
지난 6월말에 발표된 세계 500대 기업을 살펴보면 중국은 지난해 90개에서 올해 95개사로 늘어났다. 이는 미국 기업 128개사를 곧 추월할 수 있는 수치이며 한국이 17개사, 일본이 57개사에 그친 것과 비교가 된다. 또한 세계 10개 기업 중, 일본은 토요타(9위) 한 개사인 반면에 중국은 3개사가 상위 10위안에 포진되어 있는 것을 보면 중국의 경제 및 기업 규모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전 세계의 로봇, 아시아로 몰리다
CIROS 중국로봇전시회에 하루 앞서 시작된 IFR(세계로봇연맹)과 CRIA(중국로봇연맹)이 주관한 CEO-Round Table Conference 및 IEEE Robot Award는 이틀 동안 세계 로봇산업의 트렌드와 더불어 중국 로봇산업의 공식 통계 및 정책이 발표되었다.
IFR의 Mr. Arturo Baroncelli 회장은 2013년 전 세계 179,000대의 로봇이 판매되어 전년대비 12%가 성장했으며, 특히 100,000대 이상이 아시아 지역에 집중됐고, 중국이 37,000대로 세계 1위, 일본은 2012년 대비 10% 감소해서 2013년에는 26,000대로 세계 2위를, 그리고 미국은 23,700대로 전년대비 6% 성장했음을 공식 발표했다.
특히 세계 로봇시장의 성장추세는 올해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200,000대를 넘어 설 것으로 예측했다.
IFR-CRIA Conference and CEO Round Table
중국의 로봇산업, 가파른 성장 예고
Ms. Li Xiaojia 중국로봇연맹 사무국장은 지난해 중국 로봇산업이 40% 성장했으며, 전체 37,000대 가운데 중국 로봇메이커가 9,597대를 공급했고, 나머지는 독일, 일본을 중심으로 한 해외기업들이 공급했다고 밝혔으며 올해는 중국 로봇메이커의 공급량이 1만대를 훨씬 넘어설 것이라고 언급했다.
해외기업들은 대부분 중국내 로봇제조공장을 두고 있으며 50% 이상이 자동차 응용분야이다. 반면 중국 로봇회사들은 40% 이상이 직교좌표 형태이고 스카라로봇, 다관절로봇, AGV 순으로 자동차, 전기전자, 물류 핸들링 분야에 공급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최대의 로봇회사인 SIASUN의 대표이자 중국로봇연맹 CRIA 회장인 Dr. Qu Daokui는 중국의 많은 제조업체가 과도한 인건비 상승과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뒷받침 할 노동인력의 부족으로 탈 중국화 또는 동남아의 저임금 국가로 빠져 나가고 있으며,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로봇산업의 육성과 성장이 필수라고 밝혔다.
중국내 로봇제조 기반을 갖춘 ABB, Comau, Fanuc, KUKA, Yaskawa 등 해외 로봇메이커와 GSK, Efort, SIASUN의 중국 로봇기업 대표들은 CEO Round-Table 세션에서 중국 로봇시장의 실제적인 문제 및 발전방향 등에 대하여 열띤 토론을 벌였으며, Cognitive Robotics System과 Collaboration Robotics가 중국에서 대세로 등장할 것임을 전망했다.
한편 IEEE-RAS는 로봇응용사례 발표의 심사 및 수상을 진행했으며 Mobile-based X-Ray Robot System을 발표한 프랑스의 BA Systems, Iron Casting의 Robot Automation 사례를 소개한 중국의 Chaint Robotics가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Robot Industry Summit과 International Exchange 세션에서는 독일의 VDMA Robotics Sector, 일본의 JARA 회장, 한국로봇산업진흥원(KIRIA), 대만로봇협회장이 발표단에 올랐으며, 이는 올해 3회째에 불과한 CIROS 중국로봇전시회가 세계의 중심이 되고 있음을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박철휴 KIRIA 성장사업단장은 동영상을 포함하여 우리나라 로봇산업의 현황을 발표했고, 발표 자료에서 한국에는 400여개의 로봇관련 메이커가 있으며, 정부가 연간 1억불을 지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국산 델타로봇들
중국산 델타로봇 대세
이번 전시회 규모는 지난해 대비 50% 정도 커졌고, 중국의 델타로봇 제조사 및 6축 다관절로봇 메이커의 성장이 돋보였다.
마치 델타로봇 전시장이라고 해도 무색할 정도로 수많은 크고 작은 중국산 병렬로봇이 전시되었으며 SIASUN, LEROBOT, GSK, JASIC, BONMET, Triowin에 Gowell, HiWin, Adept 등 해외 메이커 제품을 포함해 20여 개 사의 델타로봇이 전시장 곳곳에서 컨베이어 위에 흘러가는 소형물들을 빠르게 집어 나르고 있었다. 이 델타로봇 시스템들은 주로 비전 가이던스 기능에 유럽산 보드레벨 제어기를 채택한 모습이었다.
특이한 것은 4축 Quattro Type 중국제품도 나와 있었는데, 이는 세계특허를 무시하고 있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며, 국내에서 이름이 아직 알려지지 않은 중국 델타로봇 2개사는 이미 중국에서 개발·생산된 로봇을 한국에 공급하고 있고, 이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SIASUN, Shanghai STEP, Anhui Efort, GSK, ESTUN 등 중국의 주요 산업용 로봇 제조사들은 스카라로봇, 대·소형 6축 다관절로봇, 델타로봇, 팔레타이징 로봇, 클린룸 로봇 등 제품의 라인업을 넓혀갈 뿐만 아니라 그동안 현장의 피드백을 제품 품질 향상에 적용하여, 지난해 선보였던 로봇보다 디자인 및 외관 처리, 모션의 유연성, 비전 응용 등 기술적인 진보를 이룩하고 있었다.
중국 로봇산업 시장의 넓은 스펙트럼, 다양한 기회 증명
Fanuc, KUKA, Yaskawa, ABB, Comau는 중국에서 공고한 마켓셰어를 구축하고 있으며, 해마다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다. 올해는 일본의 EPSON이 애플을 상대로 9,000대의 스카라로봇을 수주(중국 3,000대, 미국 6,000대)한 것에 자극 받은 많은 일본 메이커들이 CIROS 전시회에 참가하여 해외 산업용 로봇사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일본 로봇기업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중국의 하이엔드 시장에 400여대의 로봇을 공급한 미국의 Adept는 자사의 Quattro 병렬로봇과 AGV 모바일 로봇을 전시했으며, 약 5만불에 달하는 Adept Lynx 모바일은 이미 300대 이상 중국에서 운용되고 있고, 중국시장용 델타로봇도 조만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항주에 교육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Staubli도 고가의 스카라로봇, 방수형 다관절로봇 등을 전시했고, 지난해 덴마크 본사를 떠나 처음으로 중국 상해에 해외 지사를 연 유니버셜로봇(UR)은 1년 만에 현지 인력 100여명을 고용해 독일에서 BMW에 이어 중국 폭스콘의 대형 수주 오더를 곧 발표할 것으로 언급되고 있었다.
컨퍼런스에서 만난 폭스콘로봇의 책임자인 Foxconn Automation Tech의 Dr. Day 사장에 의하면 폭스콘은 현재 100,000여대의 로봇과 유사장치를 사용하고 있고, 수십만 대에 이르는 자동화 장비를 운용하고 있으며, 미국과 중국의 로봇연구를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폭스콘 및 자회사에서 개발, 생산하고 있는 자사의 로봇 생산량을 늘리고, 해외의 로봇사들로부터 지속적으로 대량 구매를 진행한다고 전했다. 폭스콘은 로봇을 로봇으로 대량생산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로봇사업에 본격적으로 언제 뛰어들지가 주목된다.
CIROS 전시기간 내내 폭스콘에서 온 참관객은 모든 전시 출품사 부스에서 환영을 받았고, 전시 주관사에서도 이들에게 특별 편의를 제공하는 등 로봇 시장에서 가장 큰 고객임을 입증시켰다.
한편 미국 Rethink Robotics사는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2번째로 중국에서 자사의 양팔로봇인 Baxter를 전시했고, 최근 Pepper 출시로 더 유명해진 프랑스의 Aldebaran Robotics 부스도 많은 참관객들을 주목시켰다.
한국로봇산업관 참가… 한국 서비스로봇의 성공적 데뷔
이번 CIROS 전시회의 백미는 처음으로 선보인 ‘한국로봇산업관’이었다.
한국로봇산업협회, 한국로봇산업진흥원 및 KOTRA 상해무역관이 협력하여 처음으로 국가관을 준비해 선보인 이번 한국로봇산업관은 교육용, 안내용, 엔터테인먼트 로봇 및 로봇부품을 중국의 참관객과 로봇산업관계자에 선보였는데, 다양한 로봇 제품 및 우수한 디자인으로 큰 호평을 받았으며 인기가 매우 높았다. 중국내 파트너를 통해 참가한 퓨처로봇은 한발 앞서 중국사업의 큰 그림을 구체화하고 있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로보월드를 처음 방문하여 교육용, 홈서비스 등 다양한 로봇을 접한 후, 이번 한국관 참가를 제안한 중국로봇연맹 관계자는 이번 한국관을 계기로 중국이 서비스로봇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큰 전환점이 되었다며 크게 만족해했다.
CIROS 전시가 열린 상해신국제전시장의 부속건물인 Kerry Hotel에서 열린 수출상담회는 그간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심혈을 기울여 준비해 온 것으로, 한국관에 부스 참가한 업체 외에 5개사가 더 참가하여, 한국로봇의 수입 대리점, 구매 등을 위한 1:1 매치메이킹이 열렸다. 사전 엄선된 중국전역에서 온 65개 업체가 한국기업의 로봇 대량구입 및 독점판매권을 요구해 상담에 참가한 국내 업체 관계자들은 뜨거운 관심에 놀랐으며, 중국시장의 잠재성과 빠른 성장세, 시장규모에 크게 고무된 모습이었다.
7월 10일에 열린 수출상담회의 종료 이후에도 개별 기업 관계자는 중국내 잠재 파트너와의 미팅뿐만 아니라 현지 방문이 다음날까지 이어졌고, 일부 제품은 전시 완료 후 국내로 바로 반입하지 못하고 현지에 두고 올 정도로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뒀다.
로보월드에 중국바람 기대
한국로봇산업협회는 오는 10월에 국내에서 개최되는 ‘2014 로보월드’ 전시회도 홍보했다. 수출상담회를 찾아온 중국 로봇업체들은 로보월드 참가를 약속했으며, 기대 이상의 호응을 보여 다가오는 전시회에서 중국 바람이 크게 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시 첫날부터 현장을 지킨 한국로봇산업협회 전유태 부회장은 이번 CIROS 중국로봇전시회가 국내 로봇산업과 참여 관계사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CIROS 중국로봇전시회 및 수출상담회는 국내 협회와 진흥원, KOTRA가 준비한 만큼 큰 성과를 거두었고, 중국 로봇시장, 특히 서비스로봇 분야는 다른 나라에 앞서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었다.
세계적 규모의 국내 서비스로봇사로의 등장과 발전 여부는 중국시장에서 결판이 날 것으로 보이며, 향후 로봇제품에 대한 넓고 다양한 시장의 수요, 까다로운 요구사항들을 반영해 중국시장의 내수화 추진과 함께 2~3년 후 치열해질 경쟁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번에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된 국내 로봇메이커 참가자들의 중국문화와 사람에 대한 이해, 상담 및 협상기술 부족은 바로 스킬업하여 다가오는 로보월드에서는 훨씬 세련된 모습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시장에서 기회를 잡아 생존과 발전의 전기를 마련하길 희망한다.
필자 이중엽 대표
아뎁티브 로보틱스
jason.lee@adaptiverobot.net
아뎁트코리아컴파니
jasonlee@adep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