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로봇융합연구원 박철휴 원장
-성균관대학교 기계설계학을 전공한 박철휴 원장은, 이무 바즈(Amr Baz) 교수를 사사하며 본격적으로 로봇 엔지니어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로봇 기구학을 비롯해 제어 등을 수학하고, 이어 국내 연구자로서는 선도적으로 지능형 재료를 연구한 그는, 이후 포항공대 교수 및 대구기계부품연구원 연구본부장을 역임하며 국내 로봇산업클러스터의 주춧돌을 세웠다. 이어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성장사업단장 및 정책기획실장으로서 국내외 로봇연구개발 및 로봇기업에 대한 현장 이해, 로봇산업 정책수립 등 로봇 분야의 폭 넓은 실무경험을 체득했다.
<편집자주>
국내 유일의 로봇 전문 연구기관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의 신임 원장이 드디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새로이 중책에 부임하게 된 박철휴 신임원장은 이미 오래 전부터 국내 로봇산업을 위해 이바지해온 인물로서, 지금의 로봇산업클러스터를 기획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본지에서는 철저히 실용적인 로봇 개발과, 로봇기업들의 발전을 위해 전력해온 그가 그리는, 새로운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의 청사진을 들어봤다.
취재 정대상 기자(press2@engnews.co.kr)
Q.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신임 원장에 선출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그간 국내외 로봇연구개발에서부터 로봇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서 활동했다. 국내 로봇기업들의 생생한 현장을 이해하고, 로봇산업 정책을 수립하며 그간의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연구자 입장에서 한국로봇산업을 육성하는데 일조하고자 하는 마음이 강했다.
Q. 로봇 엔지니어로서, 정책기획자로서 다각적으로 로봇업계를 살펴왔던 관점에서, 현재 국내 로봇업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세계적으로 로봇산업은 매년 10%씩 성장하고, 2020년까지 1천억 달러의 세계 시장이 전망되는 신성장동력산업으로서 그 전망이 밝다. 최근에는 구글, 아마존, 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대기업들이 로봇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로봇산업이 확장되고 있다. 중국의 드론전문기업 DJI는 적극적인 M&A를 통해 세계 드론 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최근 일본의 소니 역시 ZMP와 합작법인 에어로센스를 설립하며 드론사업에 진출했다.
이러한 부분에서 국내 역시 로봇업계를 선도할 수 있는 기업들의 참여가 요구되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지능형 로봇 기술수준은 세계적으로도 손꼽힐 만큼 앞서 있지만, 로봇산업을 구성하는 기업들의 90% 이상이 중소기업으로 구성되어 있어 거대 자본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대표 포털 사이트 네이버가 무인자동차, 로봇 등에 2020년까지 1,000억 원을 투자할 뜻을 밝힌 것은 고무적인 사실이다.
한편 뛰어난 기술력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마케팅의 부재로 시장을 개척하지 못하는 기업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도 필요한 실정이다.
Q.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은 어떠한 노력을 할 것인가.
A. 처음 한국로봇융합연구원에 부임하고 느꼈던 부분은, 연구원들의 역량이 매우 뛰어나다는 점이다. 포항지능로봇연구소 시절부터 로봇만을 전문적으로 연구해왔던 연구 인력들과, 오랫동안 축적된 기술 노하우는 어떠한 기술 개발 의뢰에도 대응할 수 있을 정도로 수준이 높다. 또한 얼마 전 국민안전로봇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고, 이전부터 수중건설로봇 개발사업 등 큰 규모의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국내 대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고, 한편으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로봇 중견기업 육성에 주력할 계획이다.
또한 성공적인 연구소기업 사례를 다수 만들어내고, 나아가 해외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도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Q. 연구소기업과 해외 인프라 구축에 대해서 보다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A. 대구·경북 지역에 직접 생활하며 자동차부품기업들, 철강업체들을 많이 만나며 느꼈던 점은, 전기자동차의 개발로 인한 자동차 부품의 축소, 철강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소재 개발 등으로 인한 위기를 벤더 업체들이 느끼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본 원을 찾는 기업들과 연구소기업을 설립하고자 하는 것이 현재의 계획이다. 연구원과 기업이 함께 기술과 현물을 투자함으로써 가치를 창출하는, 상호 보완적이면서도 윈-윈할 수 있는 사례를 만드는 것이 임기 중 중점으로 추진한 부분 중 하나이다.
한편 동남아시아, 말레이시아, 중동, UAE 등의 국가들을 살펴보면, 로봇을 개발해야 된다는 인식이 굉장히 강함에도 불구하고 로봇기술적인 측면에서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연구원은 이러한 국가의 연구기관과 공동 연구, 연구 용역 등을 추진함으로써 국제공동연구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더불어 미국, 일본 등 로봇 선진국의 유수 기관들과의 채널도 구축할 것이다.
Q. 한국로봇융합연구원 내부적인 변화도 있었을 듯한데.
A. 가장 괄목할 만한 변화는 기업지원실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부분이다.
현재 국내로봇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로봇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이를 위해 연구원은 세계일류의 로봇기술을 개발하고 로봇기업체에 기술을 이전해 로봇산업을 육성시키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로봇기업 육성을 위해 연구원은 실용화기술지원-제품사업화지원-인력양성지원이 한 번에 우리 연구원을 통해 이루어지는 원스톱(One-Stop) 기업지원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연구원 확보기술의 기술사업화 촉진을 위한 기술이전, 제품화 지원, 기업공동 R&D과제발굴을 확대하고, 1인1사 파트너쉽 프로그램, 애로기술해소, 현장인력 양성지원 등을 통해 현장 중심의 로봇기업 기술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Q. 국내 로봇산업의 발전을 위해, 연구원을 비롯한 로봇산업계에 촉구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A. 우리 지능형 로봇기술은 세계적으로도 굉장히 앞서 있다. 로봇에 대한 열정으로 로봇에 ‘올인’한 기업가, 연구자, 학자들의 로봇에 대한 사랑을 원동력으로 지금껏 로봇산업을 개척해왔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이러한 앞선 기술력들을 진정으로 융합할 수 있는 오픈된 마인드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다. 각자가 지닌 뛰어난 기술력을 융합해 하나의 걸출한 로봇을 만들어내는 사례가 보다 많이 나타나기를 기대한다.
상호 간 윈-윈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언제든지 서로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고,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해볼 수 있는 여유와 배려를 잊지 않는다면 우리 로봇산업은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라고 믿는다.
Q. 한국로봇융합연구원장의 새로운 조타수로서, 앞으로의 포부는.
A. 선대의 로봇융합연구원장님께서 연구원의 기반을 잘 닦아 놓으셨기에, 이를 기반으로 우리 연구원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로봇연구기관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은 정부지정 전문생산기술연구소로서 한국로봇산업 발전을 위한 핵심 중추적 기관으로 핵심 특화분야 원천기술 및 상용화 기술력을 확보하고, 기업지원 및 산학연 네트워크를 통한 국내 로봇산업을 육성, 선도할 세계적 로봇기술 상용화 연구기관으로 기반/응용기술 중심의 대학과 시제품개발/상품화 실현을 목표로 하는 기업체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는 상용화기술을 중심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로봇산업을 선도하는 글로벌 상용로봇 전문 연구기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수중/의료/작업지원/문화로봇 등 4대 분야를 중심으로 국내 로봇시장을 확대 및 창출하는 세계 일류의 킬러앱(Killer App.)을 만들기 위해 모든 연구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한편으로는 연구원들 개개인이 자기가 가진 기술에 있어서는 세계의 엔지니어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전문지식과 역량을 보유할 수 있도록 연구 환경을 개선할 것이다.
의욕은 높지만 부족한 면도 많기에, 앞으로도 로봇산업계 여러분들의 협조와 격려를 부탁드린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 www.kiro.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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